얼음 속에 갇힌 겨울꽃 이진섭

얼음 속에 갇힌 겨울꽃 이진섭
얼음 속에 갇힌 겨울꽃 이진섭


얼음 속에 갇힌 겨울꽃 이진섭

초연히 앉은 어둠의 자리에

꼬박 지샌 밤이슬이 깨어나는 순간

목이 메도록 달려가는 태양은

잠시 잊어버린 사연을 깨워 주었다.

불그스레 여명은 꺼질세라

후회는 아쉬운 바람 되어 불어오고

원망은 하늘 높이 치솟아올라

반짝이는 눈빛 속에 사랑으로 남으리.

모질게 굴었던 새벽바람을

날아갈까 구불구불 등에 업고

애달프게 피어난 그대 얼굴은

유리 속에 갇힌 연분홍 꽃이 되리다.

가시 없는 구름 하늘에 닿아도

잎새 없는 바다 땅끝에 끌려도

내 마음 갈 곳을 그대 가슴에 새겨놓고

꽃이 질 때 사그라들며 살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