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전 상서 정선호
어머님 전 상서에는 공모전 같은 향토 장학금이 걸려있었다
제갈량 마냥 온갖 지략을 동원해서 어머님의 심정을 울려야 했고
상술 좋은 장사치같이 흥정을 할 줄 알아야 했다
늙은 호박처럼 풍족하진 않지만 쪽박은 깨지 않도록 정성 들인 필체로 곱게 적고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임을 누누이 알려야 했다
까막눈인 어머니는 필시 막걸리 한 사발로 이력 난 우체부의 말에 기대 반 걱정 반 섞인 한숨으로 몸배 바지 먼지를 탈탈 털고 한잔 더 권하며 다시 듣기를 청했으리라
이제 생각해도 세상에 둘도 없는 불효자이었음을 뉘우치고 후회한들
다시는 쓸 일도 없고 부칠 수도 없는 어머니 전 상서
아~어머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존귀한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