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부엌 서숙지
한여름에도
아궁이에 불을 지펴
식구들 밥을 지어내시던 시절
철없는 딸년
엄마 치맛자락 붙들고 빙빙 돈다
엄마! 오늘은 그거 안 해?
가마솥에 쌀보리를 안치고
그위에 호박잎을 너댓장 깐다
밀반죽을 묽게 해서 그위에 부으면
밥과 함께 밀반죽은
호박잎 속에서 노르스름하게 익어갔지
밥을 푸기 전 살며시 걷어내면
그것은 내게 천상의 맛이었지
지금도 엄마의 손맛이 그리울 때면
생각나는 유년의 최애 간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