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의 무릎 손병규
초롱하나 들지 않은 세월
말없이 어둠길 홀로 걷고
꽃은 계절 따라 피었다
소리 없이 접고 갑니다
뙤약볕 밭고랑 더듬다
거친 손으로 무릎에 얹고
옷고름 열어 젖을 내어주시며
면벽을 향해 내쉬던 한숨은
그냥 가난이었습니다
폭신한 어머니 무릎에서
꿈인 듯 곤하게 잠들 때
호롱불 그림자도 따라 잠들고
가슴 설레며 듣던 이야기
지금도 기억에 머뭅니다
굴곡진 삶 굽이굽이 돌 때마다
눈물로 근심으로 버틴 세월
얼마나 고단하셨던가요
당신을 그리는 마음조차
애달파서 눈물만 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