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왔을까 박명숙

어디쯤 왔을까 박명숙
어디쯤 왔을까 박명숙


어디쯤 왔을까 박명숙

바람이 좋다

무더위에 게으른 마음이

부지런해지기 시작했고

쓰러진 풀숲이

노랠 부르기 시작했다

무섭지 않다

볕이 여름 못지않지만

가슴 가득 품고 싶은 사뭇 다른

하늘의 맑음이 하늘하늘

푸근함이 전해진다

살맛 난다

잃었던 입맛도 살아나고

또록또록 알곡이 여물어

고개를 숙일 때쯤에

열매도 익어 알차 오른다

그 기다림 끝에

무엇이 되어 만날까

반가운 손님처럼 오는

비밀의 시간이

어디쯤 왔을까

기대가 되는 어느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