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소원
아버지의 소원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한 아버지는 사랑하는 자녀들을 곁에 부르고 지난날을 회상하며 유언을 남겼습니다. 유언이 끝나자 그는 거의 숨이 멎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얘들아, 너희 엄마의 요리솜씨를 따라갈 사람은 세상에 없단다. 지금도 너희 엄마가 만드는 김치전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맛을 봐야 편히 눈을 감겠다. 막내야, 가서 부침개 한쪽만 갖다 주겠니?”
잠시 후 막내가 빈손으로 돌아오자 아버지는 힘없이 물었습니다.
“어째, 빈손이니?”
그러자 막내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엄마가 그러시는데요. 아버지 드릴 건 없고 내일 문상 오시는 손님들 대접할 것 밖에 없다는데요~~”
아버지는 맥없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 그랬구나. 너희 엄마는 언제나 손님들 걱정이 많아. 하지만 아버지는 너희 엄마가 만드는 김치전이 먹고 싶어. 마지막 소원이야. 부탁해, 막내야. 가서 엄마한테 한 입만 달라고 해줘.”
막내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에게 부탁하러 갔습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라는 말에 결국 마음을 軟化시켰습니다.
“좋아, 한 입만 달라고 해주겠다. 그러니 빨리 돌아와. 손님들이 오기 전에 김치전을 만들어야겠다.”
막내는 기뻐하며 부침개 한쪽을 가져와 아버지에게 건넸습니다. 아버지는 부침개를 한 입 베어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맙다, 막내야. 너희 엄마의 맛이다. 이제 편히 눈을 감을 수 있겠다.”
그날 아버지는 막내가 가져온 부침개 한 입만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