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 들의 깊은 사연 이진섭
“푸른 달” 아침이 깨어나는 자유의 주름살들이
깊게 파인 목둘레 에워싼 하얀 천에 나풀거리고,
그토록 불그스레 “피멍이 들고팠노라” 외치던
짧은 낮 긴긴밤의 하루를 힘겹게 지새웠었다.
또 하나의 사연을 구겨진 책장에 담아둔
그날 오월의 편지를 꺼내보고 또 보아도
젊음 향기는 환호의 아우성으로
꽃을 찾은 노오란 나비는 영혼의 사자가 되고,
가슴에 맞아 뚫려버린 바람구멍 사이로
아물지 못한 피비린내를 남겨둔 채,
터져버린 핏줄은 강을 이루고 바다의 몸 되어
흐르는 빗물에 맡겨 청춘은 흘러만 갔다.
“꽃잠” 지새지 못한 청춘은 어디 갔을까!
넘실 파도치는 “아라” 곁에도
구름에 얼굴 가린 “마루” 곁에도
다시 돌아와 벗 되어준 꽃가루만 묵묵했었다.
이름 모를 노랫소리 움켜쥐고서
친구들아 영혼의 묘역에 잔잔히 잠들어보자!
물들어가는 장미의 붉은 사연을 가슴에 품고
다시는, 다시는 같은 눈물 따윈 흘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