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오면 이용철
플라타너스 둥치 울리던 매미 울음
대신 귀뚜라미가 달빛을 끌어당깁니다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잠자리가 햇살에 맑습니다
정정하시던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지팡이에 의지하시듯
그 사람 없어 물이 차갑고
이젠 따뜻한 커피를 찾습니다
아침이면 전쟁터로 나섰던 전사들
가끔 하늘 우러르고 고개 떨굽니다
밤길 천천히 걸어가는
고독한 철학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