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계절 앞에 서서 정종명
하늘은 끝 간 데 없이 높고
쪽빛으로 푸르기만 한데
이내 가슴은 먹구름 자욱한
어둠이 엄습해 무겁기만 하다
만물은 혹독한 시련의 계절
이겨낼 준비로 울긋불긋
피를 토하는 처절한 삶에 맞서
한치의 양보도 없다
숲속 작은 미물들의 세상에도
가벼워진 바람의 간을 보며
기나긴 혹한의 대처에 쉼 없이
분잡 한 시간이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한
연약한 한 인간은 중년이란 세월
실수를 반복하며 문명에 의지한 채
대책 없이 게으름을 피운다
호된 회초리 맞아 봐야
그 맛을 아는 아둔한 인간이 겪을
앞날의 고난이 불 보듯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