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것은 그리운 것을 이길 방법이 없다 김경림
갈증 날 만큼 하늘이 타들어갈 때
함박눈을 기다리는데
소래포구도 얼고
여름날 아픈 다리 끌고 회 먹으로 온 기억 많이 찬바람에 서성이는 겨울
슬픔이 시에 배어 있다고 나의 삶을 남루하게
여기지 마라
연탄난로가 깊숙이 방안까지 온기 퍼지도록
끌었다가 연탄을 갈면
아랫목에 한 사발의 밥이 이 불에 덮여 주인을 기다리는 동짓날 밤
언제든지 기억하라
그리움도 슬픔의 머플러처럼 펄럭이는 깃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