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친 인연설 나영민
고즈넉한
밤이슬 내리면
불빛 따라 날아든 생명체
아스라이
풀숲을 벗어난
절박한 심정이 무엇일까
길바닥에 지쳐 미동이 없다
발에 밟힐까
화단 소나무 둥치에
살포시 올려놓고 빛처럼
짧은 인연에 이별의 뒤안길
보고도 못 본 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겠지만 너와의 귀한
만남으로 반가움에 즐거웠으니
먼 훗날
두고두고 회상할
소소한 추억들이 쌓여
삶을 풍요로운 숲을 이루었을 때
커다란 소나무 둥치에 너와의
추억을 새겨 놓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