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기쁨 나영민
빨갛게 농익은 고추
봄부터 애지중지 돌봤던 건
지금이 있기에 보람된 일이다
사랑인지, 애정인지
눈물겹게 애간장을 태웠던
첫사랑 같은 농작물을 수확하는 건
한 해의 보물을
차곡차곡 쌓아 나눔과
작은 호주머니 지갑을 채우는 일
할 일이 있어 즐겁고
기다리는 일이 있어 행복인데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을
늘 노래하듯
누누이 당부하는 건
더도 덜도 아닌 먹을 만큼 적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