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행자
수행자의 진정한 모습
세속적인 명예와 지위에 연연하지 않음
진정한 출가 수행자는 세속적인 명예나 지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들은 안으로도 얻을 것이 없고, 밖으로도 구할 것이 없기 때문에, 마음은 진리에도 매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내면의 평화와 조화이며, 외적인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다.
꿈이 없는 단순한 마음
밤에 꿈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망상과 번뇌가 많다. 반면에 수행자는 가진 것이 적듯이, 생각도 질박하고 단순해야 한다. 따라서 밤에 꿈이 없어야 한다. 그들은 맑고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집착이나 욕망으로부터 자유롭게 살려고 한다.
말이 적은 침묵의 미덕
또한 수행자는 말이 없는 사람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생각이 밖으로 흩어져 여물 기회가 없다. 침묵의 미덕이 몸에 베어야 하며, 수행자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말이 자신에게도 이롭고, 듣는 사람에게도 이롭고, 전해 들을 제3자에게도 이로운지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가난의 의미를 아는 자
출가 수행자는 무엇보다 가난해야 한다. 자신의 본수와 가난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가난 속에서 도의 마음이 우러난다. 재물이 많고 거느린 것이 많으면 출가의 뜻을 잃는다. 깨어 있는 것이 출가 정신이라면, 물질의 더미에서도 깨어나야 한다. 수행자에게 가난이란 맑음 그 자체다. 세속의 재물로 재어 출가 수행자는 가난할수록 부자다. 모자라고 텅 빈 그 속에서 넉넉한 충만함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미루지 않는 행동, 고독과 고립의 차이
무릇 수행자는 풍부하게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존재하는 자이다. 수행자는 미루지 말고 그때 그때 행동해야 한다. 미루면 현재에 구멍이 뚫리고 말기 때문이다.
고독과 고립은 다르다. 수도자는 고독할 수는 있어도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 고립은 공동체와의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독에는 관계가 따르지만, 고립에는 관계가 따르지 않는다.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관계 속에서 매 순간 형성되어 있다. 절대 고독이란 의지할 곳 없이 외로워서 흔들리는 그런 상태가 아니라, 당당한 인간 실존의 모습이다.
자기 출발, 자기 목표 아님
수행자가 가는 길은 홀로 가는 길이라는 말도 있지만, 홀로 있을 수록 함께 있는 오묘한 도리를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수행자는 자기로부터 시작하라고 했지, 자기에게 그치라고 한 것이 아니다. 자기를 출발점으로 삼되 목표로 삼지 말라는 뜻이다. 자기를 바로 알되 자기에게 사로잡히지는 말라는 뜻이다.
사람을 피하는 것이 아닌, 발견하는 것
우리가 산속으로 들어가 수도하는 것은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발견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사람들을 떠나는 것은 그들과 관계를 끊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그 길을 찾아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