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연륜 나영민

세월의 연륜 나영민
세월의 연륜 나영민


세월의 연륜 나영민

경내의

고즈넉함이 배여

꽃마저 경지에 오른 듯

세상만사 근심의 그늘은 없다

후회 없이 살다가

어느 날 수명의 끈이 다해

한 잎 두 잎 시들어 갈 꽃잎들

계절에 겪는 일인지라 덤덤하다

사찰의 그 무엇들이

그에게 내려준 行德과 비움

비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을 맞고

쓰러져 간다 해도 그저 좋을 쉼터

산 아래 세상에는

어둠의 그림자 깔리지만

사찰의 경내에는 먼 세상일

짙은 안개에 독경하는 원추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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