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마음 주선옥
물보다 낮고 은근하게
바다보다도 깊게
더 넓게 흘려 보내야 합니다
채송화보다 가련하게
백합보다 순결하나
수선화처럼 고결하게
사람보다 위에
사람보다 아래
저 비둘기의 생명도 무겁습니다
누가 누구를 가벼이 보고
누군 누구를 우러러보고
귀한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요
삼백예순날의 첫날
그 하룻날의 첫 마음이
정화수 처럼 맑게 고였다가
마음 고단한이 만나거든
가는길이 멀어 외로운이 있거든
향기로운 우담바라 함께 피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