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형제 박동환
노릇노릇 곱게 구운
동그란 삼 형제 전을
앞에 두고 눈요기 삼매경
젓가락을 들다 말고
그냥 내려놓는다
어떤 녀석을 먼저 먹을까?
먼저 찢길 아픔이
형제의 애간장을 태우고
파전의 멍이 더 푸르다
주전자 가득 담긴
막걸리 한 사발을 받고
마른 목을 축이면
김치전도 취기가 올라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른다
농익은 술자리에 세상 하소연
탁자 위에 쌓여 가고
취하는 만큼 커 가는
고음의 목소리에 주눅이 든
빈대떡의 낯빛이 노랗게 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