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 박문희
키가 담장을 넘을 때쯤
당신의 회초리는 자식의 손에 막혔다
담장 너머 부르는 자식을 기다렸다
올 삼동은 못 넘길 거라던 추위
사십도 못 넘길 거라던 두통
손에서 미끄러져 나간 상실을 찾다
뭣 한다고 찾는가
나도 몰래 푸대접하는 오래된 그리움
당신이 계셔야
돼지비계 한 조각이라도 먹을 수 있을 텐데
대문 앞에 모로 눕는 더딘 기억
가파른 길목 어디쯤에서
멈추어 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