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김경옥
산사의 방사를 떠돌며
쇠붙이 부처님 전에 조아리고 조아리다
문득,
바람피는 부처
술마시는 부처
생색내는 부처
거짖말하는 부처
생명을 품은 부처님 전에는
고개를 치켜 세우기만 하였으니 부끄럽고 부끄럽구나
중생의 삶 속에 녹아들지 못함은 오만의 극치였으니
차라리 코 베이고 눈 머는 것이 나았으리라
허나,
어찌 흔들리지 않으랴
흔들림 속에서 그 흔들림 조차 바라보아야 하거늘..
잠시 흔들렸다 한들 한마음 일으켜 돌아오면
이미 충분하거늘..
찰나에 거하라
이 세상 부처 아닌 부처가 없음을 알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