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김경옥

산사에서 김경옥
산사에서 김경옥


산사에서 김경옥

산사의 방사를 떠돌며

쇠붙이 부처님 전에 조아리고 조아리다

문득,

바람피는 부처

술마시는 부처

생색내는 부처

거짖말하는 부처

생명을 품은 부처님 전에는

고개를 치켜 세우기만 하였으니 부끄럽고 부끄럽구나

중생의 삶 속에 녹아들지 못함은 오만의 극치였으니

차라리 코 베이고 눈 머는 것이 나았으리라

허나,

어찌 흔들리지 않으랴

흔들림 속에서 그 흔들림 조차 바라보아야 하거늘..

잠시 흔들렸다 한들 한마음 일으켜 돌아오면

이미 충분하거늘..

찰나에 거하라

이 세상 부처 아닌 부처가 없음을 알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