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진 나루터 풍경 김정숙
500년된 연리지 팽나무 울타리에
소원성취 깃발 하나 달았다
다음 생애에는 연리지 같은 인연
꼭 만나게 해달라고 비는데
바람이 지나가다 비웃고
하늘도 헛웃음 웃는지 햇살이 따갑다
뒤틀린 심사에 나루터 주막에서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며 신세한탄
넋두리에 그만 나룻배를 놓쳤다
이래저래 이 생에선 꼬이기만 하는데
술 기운에 풀린 몸 흔들거리며
주막을 나서니 구름조차 흔들거려
세상만사 걱정 다 사라지고
사문진 나루터 푸른 물결만
생을 끌어 안고 출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