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몰라요 정선호
난 알아요
무심한 척해도 본심이 아니라는 것을
소리 죽여 한잔 술을 마실 때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슬그머니 내놓으며 말없이 돌아서는 그대 마음이 사랑이라는 걸
난 알아요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당신의 눈빛과 몸짓만으로도
주체하기 힘들어 멍드는 이유가 사랑이라는 걸
난 알아요
힘들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나의 한 숨과 처진 어깨가 무거워 보여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자는 까닭이 사랑이라는 걸
하지만 울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척해야 하는 것도 사랑일까?
난 정말 사랑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