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삐에로를 닮았다 서미영
나는 오늘 바람이
되기로 했다
뭐 별도 될 수 있지만
너를 만나더래도
너의 뒤에서 살짝 기대었다
돌아올 수 있게 바람이면 좋겠다
너의 술잔에 내려앉아
시름에 찌든 너의 가슴을 보듬어보고
너의 어깨 위에 두 팔을 두르고
꿈을 꾸듯 너의 연인이 되어 춤도 추어 보련다
네가 나를 볼 수 없으니 참아온 내 눈물도
네 앞에 풀어놓고 맘껏 울어봐도 좋지 않을까
내 영혼을 싹둑 잘라 너의 가슴 위에 붙이고
너도 모르는 마지막 입맞춤을 할 시간
아무렇지 않게 나와의 춤을 끝내고 돌아서가는
너의 뒷모습이 알바 끝낸 삐에로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