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 이윤선
봄바람 살짝 닿아도
자연스럽게 소리 소문 없이
하룻밤 풋사랑처럼
발그레 피는 꽃들은
뿌리가 깊겠지요
이름 없는 풀꽃까지도
뿌리 깊은 꽃들 피는 계절에
우리도 뿌리 깊어 집시다
보고 싶은 사람 소리 나게 전화해보고요
그리운 사람 입소문 나게 찾아뵙고요
얄궂은 사람 인사라도 먼저 합시다
뿌리내려요
먼저 악수하고
먼저 인사하고
먼저 안아주고
먼저 밥 사주고
살짝 닿아도 웃음꽃 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