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의 스케치 김정숙

비오는 날의 스케치 김정숙
비오는 날의 스케치 김정숙


비오는 날의 스케치 김정숙

촉촉이 젖어드는

꽃잎 사이로

젖은 날개 퍼덕이며

날아든 나비처럼

톡 터질것 같은

슬픈 노래로

또르르 구르는

잎새의 빗방울처럼

그렇게 그렇게

고독해지렵니다

포장된 허물을

벗어버리고

우산으로도

막을 수 없는

젖은 마음을

그렇게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남몰래 앓았던

젊은 날의 가슴앓이

희뿌연 안개비 날리던

그날의 초상화처럼

사랑과 고독이

젖은 날개에 매달려

하염없이 퍼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