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이형곤

붕어빵 이형곤
붕어빵 이형곤


붕어빵 이형곤

찬바람 드나드는 횡단보도

귀퉁이 좁은 천막 안에는 오늘 아침에도 낚시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무릇 붕어 낚시는 물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리라

파랗게 내뿜는 가스 불 위를

천천히 선회하며 뒤척이는

공전과 자전

이미 경직된 몸뚱이엔 파닥거림이 없다

아가미로 배어 나온 검붉은 앙금은 허기진 삶의 멍울인가

삼켜버린 절망인가

살아생전 감지 못한 두 눈을 아직도 동그랗게 뜨고 있구나

칼국수에 칼이 없듯이 붕어빵에 붕어야 들었겠나 만

낭만과 해학이 있고 가난한

아버지의 월급날 어린 자식들을 향한 애틋한 사랑과 먹고 돌아서면 배고프던 지난 시절

서럽던 추억의 편린들이 비린내처럼 진하게 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