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기에 박명숙
봄이 온다기에
봄맞이를 준비해야겠다
창문을 활짝 열고
겨우내 내려앉은 먼지를 닦아내고
실내에 있던 화분을
베란다로 꺼내어 진열하고
창가에 탐닉하는
햇살을 유혹하고
빛깔 곱게 꽃차를 우려내고
봄 같은 따뜻한 마음을
포근하게 다스리는
여유가 생긴다
두 눈 살며시 감고
한낮의 춘몽을 꿈꾸듯이
멍때리는 동안
들어오는 행복이 살 오른다
그러고 보니
아, 어제가 입춘이었네
살랑이는 봄바람을 휘감고
봄 마중을 가야겠다
콧노래로 봄을 노래하고
내 마음에도 꿈틀거리는
어린 봄 맞으러 가야지
기다림으로 시작된 봄
그리움을 불러내고
사랑으로
다시, 살게 하는 봄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