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고 있다 손병규
바람의 손길에 흘러가는
돛배 같던 청춘의 잔상
깊게 드리우고
미약한 삶 아등바등하던
빛바랜 젊음을 품던 세월은
고개를 주억거릴 나이가 되었네
봄인가 싶다가 삭풍이 몰아치고
끓어오르고 식어가길
수 없이 반복하더니
무딘 세월의 굳은살로 남아있다
멈춰버린 시계처럼
갈 길을 잃고 헤매던
장년의 시간 속 서러움에
고개 떨군 적이 몇 번이었던가
누구에게나 봄은 오듯이
겨울 지나 봄소식 전해오니
멀리서 꽃향기 슬며시 다가옴을
이제 나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