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그렇게 온대요 최은주
코끝에 대롱이는 햇살 아래
입꼬리에 앉은 루주 향기가
마음을 헤집고 다니는 오후입니다
참새의 가벼운 날갯짓에
노오란 해님의 눈부신 빛내림은
휘파람 불며 달려올 것만 같은 봄이지요
세상이 마냥 시끄러워도
나올 때를 알아 새눈을 틔워
생명의 희망 찬가를 부르며 오지요
우수가 턱 밑에 왔음을 홍매는 아는 것처럼
서둘러 얼어붙은 땅을 열고 꽃도 피우고
연두 잎사귀도 불러새우지요
봄은 그렇게 온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