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맞이 김미숙
몽글몽글 봄기운에
사방팔방 꽃봉오리 터지고
햇살까지 덩달아 신이 났건만
이 몸뚱아리는 영 힘을 못쓴다
노란 산수유 기지개를 켜니
연분홍 진달래가 빼꼼
목련이 우아하게 나오니
노란 개나리까지 활짝 피어버렸다
그늘에 있으니 움츠려들고
따뜻한 햇살 아래 앉으니
눈꺼풀이 자꾸 내려오려 하지
입 째지게 하품하다 눈물이 찔끔
흐드러지게 꽃이 피면
꽃향기에 휘청거리려 했는데
봄에게 미안하게시리
무거운 발걸음에 숨이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