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김미숙

봄맞이 김미숙
봄맞이 김미숙


봄맞이 김미숙

몽글몽글 봄기운에

사방팔방 꽃봉오리 터지고

햇살까지 덩달아 신이 났건만

이 몸뚱아리는 영 힘을 못쓴다

노란 산수유 기지개를 켜니

연분홍 진달래가 빼꼼

목련이 우아하게 나오니

노란 개나리까지 활짝 피어버렸다

그늘에 있으니 움츠려들고

따뜻한 햇살 아래 앉으니

눈꺼풀이 자꾸 내려오려 하지

입 째지게 하품하다 눈물이 찔끔

흐드러지게 꽃이 피면

꽃향기에 휘청거리려 했는데

봄에게 미안하게시리

무거운 발걸음에 숨이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