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엔 고향이 그립다 서숙지
양지녘 다랭이 논엔
유채꽃 방실거리고
도란도란 펼쳐진 들판엔
비닐 뚫고 올라온 풋마늘 향
알싸하게 풍기겠다
벚꽃터널 일제히
초읽기에 들어가고
바래길 굽이굽이 정담을 섞으면
봄볕이 나란히 어깨를 기대겠다
어느 길모퉁이 눈에 익으면
길고양이 넉살 좋게 오수에 들고
느린 걸음으로 세월을 걷는
동네 어머니들 낡은 유모차도
눈물겹게 그립겠다
봄 미역 건져올려 부드럽게 무치고
지천인 시금치 달큼하게 맛 내어
큼직한 양푼에 사랑 듬뿍 버무리면
입안 가득 고향의 맛 그립고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