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꽃 손병만
까까머리 풋내기 중학생들이
강산이 세 번 변해
귀밑머리 희끗한 아저씨로 재회하던 날
순박한 너털웃음이 얼마나 멋지던지
단숨에 마음 사로잡혀
술잔에 나눈 추억의 조각들
간절한 그리움 따뜻한 눈빛에 녹여
흠씬 취하였건만
그 온기 미처 식기도 전에
밤 사이 돌연 불귀의 객이 된 자네
자네 쪽빛 하늘로 떠나던 날
화사한 봄 햇살은
늘어진 어깨에 미친 듯 쏟아졌고
난 하루 종일 거리 배회하며 꺽꺽 울었지
그날처럼 이렇게 햇살 화사한 날이면
순박한 자네 미소 몹시 그리워
쪽빛 하늘 우러르며 발원한다네
눈부신 햇살과 아름다운 봄꽃
잠시 더 구경한 뒤에
자네 미소 그리워 내가 가거든
재회의 기쁨
봄꽃 안주 삼은 천상주로
맘껏 나누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