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류 이태기
이제 빗장을 엽니다
1급수의 순결함
비명으로 쏟아질지 모르지만
더 이상 보듬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장마는 너무 길었고
팔을 너무 크게 벌린 건지 모르겠습니다
이곳 저곳 밀려드는 사설들
청탁(淸濁) 간에 다 품을 수는 없었습니다
한계를 위협하는 압력
가슴의 붕괴는 피해야겠습니다
보세요 저 달겨드는 탁류
할 말 있다고 몰려드는 문장들
욕설처럼 쏟아지는 폐수와 부유물들
이제 다 내보냅니다
마의 장마가 그치고
시간이 정화될 때까지
성나고 거세어진 물결은
평화를 위하여 평화의 이름으로 쏟아냅니다
몇 성상(星霜) 바뀌어도
바람 돌고 인연 있다면
내게로 돌아오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