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터는 날 안광수

밤 터는 날 안광수
밤 터는 날 안광수


밤 터는 날 안광수

오늘은 완전 무장하는 날

죽대에 창살을 매달고

머리에는 냄비로 쓰고

갑옷을 둘러입고

두툼한 장갑에

뒤뚱뒤뚱 전진한다

내리쬐는 햇살은 적이 되고

고슴도치는 방심하는 틈타

나의 몸을 향해 돌진한다

아이들은 정신없이

무기를 벌리고 피가 나도

방긋 웃어준다

육체는 힘들어도

마음은 햇살같이 따뜻한

기쁨을 만끽하는 가을은

풍요로움 속에 행복을 담아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