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나무서기 김경옥
마음을 닫고 세상을 외면하면서부터
스치는 바람에도 슬픔과 아픔이 일어
세상을 거꾸로 보기 시작했지요
울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
얼굴을 땅에 심고
흘러내린 눈물로
굳은 땅이 축축해지고
부드러운 흙이 될 때까지
짝! 돌부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알 수 없는 힘이 생겨나
세상을 온통 푸르게 만들었지요
오늘처럼 바람이 부는 날은
나무뿌리가 되고 싶어서
물구나무서기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