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련화의 계절 박명숙
두근거리며 설레는 순간이 있었지
담 너머 하얀 미소로 반기는 너
소녀의 첫사랑에 설레었고
아가씨의 해맑은 미소를 마주하던 나
중년의 추억어린 기억이 스치고
목련화의 계절이 오면
잠잠하던 심장이 팔딱팔딱 뛰고
두 눈은 빛난다
몸은 쭈글쭈글하여도
청춘의 기억으로 생각이 밝아지고
얼굴이 피는 까닭이다
우리 인생도
피고 지는 계절을 지나고 있겠지
질 때도 소리 없이
기억만을 떠올릴 수 있다면
아름다운 삶을 가꾸며 다시오는
목련화의 계절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피고 지는 까닭이니
계절이 피고 지는 것에
우리의 삶도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그리운 이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이 사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흐르는 까닭이다
첫사랑이 있었고
까닭 없이 설레던 가슴 한쪽의 기억
거짓 없이 순수한 낯빛을 간직했던
아, 다시 피는 목련의 계절이
청춘의 봄으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