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감정의 줄다리기 한유경
감정의 끝
칼날 위에 서 있는
뾰족한 마음에
담금질을 해 보지만
무뎌지지 않는다
찌꺼기까지 내뱉어도
남은 편린 한 조각
그리움이라 움켜지고
쓰라린 상처에 흠집을 낸다
아프다는 말조차 삼키면서
미친년 춤추 듯 날뛰는 칼자루
죽고 싶은 충동에 풀무질을 한다
바람이 지나간다
잊으라고 버리라고
천 길 낭떠러지 앞에 빤히 쳐다보고 있는 그녀
배시시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