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아픔도 악보가 되는 것 최정민
아픈 살갗이 세월에 뜯어진다
낯선 건반이 나지막이 허물어지는
시간
초점 잃은 피아노 소리가
블랙홀 속으로 사라진다
흰 선율의 고뇌
삶에 찢긴 통증은
검붉게 촘촘히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덧난 조율
극한의 소리마저 목울대를
넘지 못한 채
간절한
애써,
다독다독 제 가슴
끓어오르는 열정, 감내하는
그 꼭짓점에서
먹빛 흔적을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