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에게 주선옥

들꽃에게 주선옥
들꽃에게 주선옥


들꽃에게 주선옥

들숨으로 너의 향기를 보고

날숨으로 너의 자태를 본다

눈을 감고 오롯이 너의

멋스러운 흔들림에

덩달아 갈지자걸음으로 흥겹구나

오고 가는 이 많은 들길이나

제각각이 생각에 잠겨

너를 알지도 못하고 지나가는데

어쩌자고 내게는 말을 걸어

따듯한 약속 하나 잠시 미뤄두고

백치 마음에 향기를 물들이니

이름을 알 수 없는 너에게

언어로서 생명을 줄 터이니

향기로서 누구에게든 희망을 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