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으로 가져다준 외로움 정종명
마른바람 거리를 비질하는
어둠 내려앉은 누리엔 쓸쓸함만
건넛마을 왕대 숲엔
구구구 비둘기 울음 폐부를 찌르고
앞마당 감나무 단풍잎
앙다문 입술처럼 움켜쥔 손아귀
심술궂은 갈바람 유혹
차마 놓을 수 없는 인연의 끈
깊이 익어 별빛 쏟아지고
숨죽인 적막한 밤은 새벽에 다다르고
만물이 잠든 가을밤은
봉창문조차 분간키 어려운 외로움
풍요로움 안겨준 가을
쓸쓸함과 외로움을 덤으로 안겨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