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길 주선옥

단풍나무 길 주선옥
단풍나무 길 주선옥


단풍나무 길 주선옥

저 앞에 뽀얀 길

모퉁이를 돌아가면

너의 푸른 마음을 만날까?

날마다 붉어지는

저 몸치의 떨림을 보며

구축되었던 심장이 다시 뛴다.

한걸음씩 뒷걸음치는

그대의 낯선 청춘이 흔들리고

선명하게 각인되며

어느 맘 때이던가

머뭇거리며 동동 구르던

그 생애의 한순간이

저렇게 황홀한 절정으로

하얗게 질려 파들거리는

극한 오르가슴의 순간

우리는 무엇을 향해

우리는 또 어디를 향해

이토록 숨 멎게 기다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