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꽃향기에 취해 정종명
맑고 향기로운 그대 체취
삭막한 가슴을 채워
잊었던 감성을 자극하네
세월 따라 흘러간 인연들
그리워 눈시울 적시며
진정할 수 없어 들썩이는 어깨
먼 산 우듬지에 걸린 안개처럼
시린 사랑 감싸 안기 버겁다
애서 외면해 보는 통증
억누를수록 크지는 하얀 상처
실바람에 파르르 떨리는 꽃잎
무딘 가슴에 파장으로 일고
멀어져 간 바람의 기억들
야릇한 능금꽃향기에 취하면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옛님의 환상에 능금나무 아래
털썩 주저앉고 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