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새벽 임명실
새벽의 거리를 열었다
꽁꽁 언손을 쓱싹 비비니
벌겋게 달아오른다
잠들어 있는 이 새벽
거리에는 타박거리는
발자국이 있었으니
밤새 뒤척인 마른 낙엽
사락거리며 밟는 느낌
새벽을 걸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내뿜는 입김은
하얀 결정체로 바뀌지만
따끈한 어묵 국물은
온정의 사랑이었어
길 거리표라도 좋아
막썰은 야채가
계란 옷에 뒹굴어져
폭신한 빵 이불에
굴러 버려요
고단한 새벽의 양식이더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활성 산소이지만
고뇌에 찬 한 남자의
인생이 있었네
나보다 더 일찍 열어준
길거리 포장마차
경상도 아지매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