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단새 사랑 이종희
긴 목 내밀고 평생을 기다리다
마른 바람에 말라가던 슬픈 꽃
노단새를 아시나요.
눈감으면 그립고
눈을 떠도 그리운 이름은
때로는 여린 가슴을 할퀴고
별이 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새벽 바다
그대의 이류무를 알지 못합니다.
무정한 시간의 고립 속에
터질 수 없는 슬픔을 동여맨
내 지난날의 고독은
허허로운 웃음으로
견디는 일이었습니다.
먼 훗날 내 사랑도 가슴을 풀어
빈 들의 먼지로 소멸하고 나면
그리운 이여!
너무 슬퍼마세요.
평생을 사랑으로
구속하고 속박했어도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길은 빛났고
아득한 그 밤에도 훨훨 날아
나는 그대 곁에 있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