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 서숙지

내리사랑 서숙지
내리사랑 서숙지


내리사랑 서숙지

늦은 밤

볼일이 있어 잠시 들른 아들 손에는

빈 반찬통이 수북이 들려있다

평생 대기 중인 육수로

뚝딱 떡국을 끓여 내고

먹는 동안 재빠르게 치즈까지 얹어

토스트를 만들고

며늘아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까지

후다닥 만들어

집을 나서는 아들 손에 들려보낸다

결혼해서 둘이 예쁘게 잘 살아가지만

젊은 맞벌이 부부의 시간은 늘

식생활이 불안해 보여

가끔 반찬을 만들어주곤 한다

안 해줘도

저들끼리 잘 먹고 잘 산다고

옆에서 들 한마디씩 거들지만

어쩌랴

이게 어미의 마음인 것을

엄마가 해준 반찬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항상 엄지 척을 내놓는 두 아이가

이뻐서

늦은 시간에도 기꺼이

내리사랑을 가슴에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