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김화숙

나목 김화숙
나목 김화숙


나목 김화숙

그토록 훌훌

벗어 버리고 싶었나 보다

올곧은 심지 곧추세우고

한 겹 두 겹 벗어 버릴 때마다

텅 빈 가지에

기억은 붉게 타는데

희나리 같은 마음

살다 보면 혹독한 겨울

수십 번 맞는데

또 한 설렘 차오르는

수십 번의 봄도 맞으리라

혹독한 추위도 계절에 불과한 것

한고비 능선을 넘고 나면

훈풍 불겠지

강인한 심지로

훌훌 벗어버린 빈 몸에

연둣빛 물 오름 새 옷을 입을 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