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너처럼 길을 물었다 김기철
화려한 봄날을 등에 지고
그대 떠난 벚꽃 가로수길
그대 발자취 따라 달그림자 홀로 걷고 있다.
때늦게 핀 꽃 한 송이
연둣빛 새순에 안기어
못다 피운 시린 기억의 시공에 잠이 드는 밤
꿈길 속 어디쯤에서
네가 가다 휘청거리며 멈춘 자리마다
어제 다 마르지 못한 젖은 꽃잎이 떨어진다.
공허한 달빛 아래
백목련 소리 없이 지고
꽃잎 진 나뭇가지 끝에서 어제 바람이 분다.
무심한 계절을 돌아 꽃잎 하늘져 흩날리는
그 길의 어디쯤에서
나도 너처럼 휘청이다 달님에게 길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