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 김정숙
어설프게 봄이 온다
미처 추위를 밀어내지 못하고
자리를 잡으려다가
겨울과의 자리 싸움이 한창이다
움트던 새순도
옷장 속 꽃무늬 원피스도
꽃봉오리 터트리던 매화도
산 너머 불어오던 명주바람도
우리 가슴에 불어오던 봄바람도
주춤주춤거리며 움츠린다
얼었던 대지의 젖줄로
생명이 꼬물거리는
새 봄을 누가 이기랴
시샘하는 추위 앞에 잠시
이별의 시간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