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추위 김정숙

꽃샘 추위 김정숙
꽃샘 추위 김정숙


꽃샘 추위 김정숙

어설프게 봄이 온다

미처 추위를 밀어내지 못하고

자리를 잡으려다가

겨울과의 자리 싸움이 한창이다

움트던 새순도

옷장 속 꽃무늬 원피스도

꽃봉오리 터트리던 매화도

산 너머 불어오던 명주바람도

우리 가슴에 불어오던 봄바람도

주춤주춤거리며 움츠린다

얼었던 대지의 젖줄로

생명이 꼬물거리는

새 봄을 누가 이기랴

시샘하는 추위 앞에 잠시

이별의 시간을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