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