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안귀숙

기다림 안귀숙
기다림 안귀숙


기다림 안귀숙

가을이 살그머니 하늘을 부르고

하늘멀리 맞닿는곳 숨고르고

달려간 세월만큼

아픈처럼 하얀 머리결에

그 한숨 길어진 시간따라

학가산 운무

골마다 눈물 쏟아놓고

비룡되어 승천하는 해질녘

산머리 철탑 비녀삼아

머리에이고

솔향기 저고리삼은 아낙네

가늘픈 허리 휘감고

목덜미며 젖가슴 탐닉던

바람마저

잿빛 하늘로 솟구친다

땅거미 내려앉은 길섶에

팽겨쳐진 해바라기

푸념처럼 흐르다가 이슬처럼

굴러간 자리 훔치려

저녁 노을 휘젖는 새 한마리 그린다

아침이 올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