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내 귀에는 원재선
모두가 스러진 빈 들에서
빼빼 마른 몸 곧추세운 채
저를 지나치며 희롱하려는
바람에게 인사를 가르치는
갈대의 말을 엿들으며
덩달아 사그락 거리는
내 그리움일랑
한 움큼은 갈댓잎에 얹고
한 움큼은 바람에 날려도 보며
걸었던 그 길에다
내 마음 두고
말갛게 마음 헹군 하늘을
뒤로하고 돌아서서
걸어 오는 내 그림자 곁에
오히려 따라붙는 그대 목소리
석양빛까지 닮아
다정도 하니
그대로 껴안아
모두어 올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