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가 밟은 길 안광수
풀숲 따라 사뿐히 지르밟고
풀벌레 소리에 마음을 뺏기며
푸른 바다 건너 쉼터에 몸을
놓는다
그대가 밟아 놓은 풀잎
허리가 부서지고 땡볕에
열기를 마시며 동물들도
줄지어 따라온다
흔적 없는 심장은 어느새
혈관을 타고 온몸을 퍼져가며
새로운 걸음 소리 뚜벅뚜벅
꽃길로 수놓고 졸졸 흐르는
젖줄에 목축이며 석양에
그림자 밟고 나니 그대의 이름
태어났네